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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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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역기획: 왜 우리는 새벽 4시까지 '한 턴만 더'를 외치는가? 어제저녁 10시. 딱 로마에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만 올리고 자려고 했다. 도서관이 완성되는 데 남은 시간은 3턴.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턴을 넘겼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창밖으로 해가 뜨고 있었고 내 화면엔 마하트마 간디가 우라늄을 캐며 핵미사일을 쏘고 있었다.문명(Civilization)은 단순히 시간을 뺏는 게임이 아니다. 유저의 시공간 감각을 마취시키고 하룻밤을 통째로 삭제해 버린다. 대체 시드 마이어는 마우스 클릭 한 번에 어떤 악마적인 기획을 숨겨두었기에, 우리는 눈에 핏줄이 터진 채로 "한 턴만 더"를 중얼거리는 좀비가 되는 걸까?턴의 종료는 휴식이 아니라 '새로운 결핍'의 시작이다초보 기획자들의 순진한 착각: "턴제 게임은 유저에게 생각할 여유와 휴식을 준다?"완벽한 헛소리다. 스타크래프..
스타크래프트 역기획: 불편함과 불균형이 e스포츠의 교과서가 된 이유 스타크래프트: 불균형과 불편함이 빚어낸 e스포츠의 영원한 뼈대"스타크래프트에서 유저의 실력을 증명하는 가장 가혹한 심판관은 상대방의 병력이 아니다. 인구수 한계에 도달해 울려 퍼지는 '미네랄이 부족합니다'라는 시스템의 경고음이다."가설: "완벽한 밸런스는 수치와 구조의 대칭에서 나온다?"수많은 RTS 기획자들이 스타크래프트를 꺾겠다며 야심 차게 내놓은 게임들이 하나같이 멸망한 이유는 이 순진한 착각 때문이다. 체스나 장기처럼 양 진영의 유닛 스펙을 똑같이 맞추고 스킨만 다르게 씌우면 공정한 게임이 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이 기계적인 공평함을 비웃듯, 비대칭 밸런스(Asymmetrical Balance)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테란은 5기의 마린을 뽑기 위해 5개의 배럭을 지어야..
오버워치 2 역기획: 왜 힐러는 패드립을 먹으면서도 게임을 끄지 못하는가? 오버워치 역기획: 칭찬은 없어도 '책임'은 있는, 잔혹한 역할 분담의 심리학오버워치에서 힐러(지원가)가 가장 먼저 정치질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그들이 게임을 못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없으면 게임 자체가 '성립'조차 되지 않는 구조적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가설 1: "지원가는 딜러와 탱커를 보조하는 수동적인 역할이다"기획자들이 팀 기반 게임을 만들 때 가장 흔히 저지르는 치명적인 착각이다. 서포터를 단순히 아군의 체력을 채워주는 '움직이는 포션'으로 설계하는 순간, 그 포지션의 유저 리텐션은 박살 난다. 인간은 누군가의 뒤치다꺼리만 하기 위해 게임을 켜지 않는다.오버워치의 지원가 시스템은 철저히 생사여탈권(Power of Life and Death)을 쥐여주는 형태로 설계되었다."지원가 유저가 온갖 ..